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두가지 추세를 눈여겨 보다.

운산티앤씨 2020. 8. 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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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 이재명씨의 대권 도전 레이스에서의 전면적인 등장을 점쳤을 때, 아마 거부감 혹은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드디어 실시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에 등극했습니다. 야바위는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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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지목한 이유 중 가장 첫번 째는, 갖가지 소문을 제쳐두고서라도, 출신내력입니다. 흙수저, 개천의 용. 요즘엔 정말 보기 힘든 출신입니다. 이 양반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이런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정상에 오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건 아마도 이미 고착화된 계급 구조의 파괴에 대한 다수의 열망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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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이나 혼란기엔 영웅처럼, 혜성처럼 등극해서 새 시대를 끌고 나가는 인물들이 속출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드라마틱한 상황이 펼쳐질 때는 아니죠. 즉 난세라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평화 속의 난세라 그렇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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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째는 번개같은 임기응변입니다. 이미 보셨다시피 누구보다 빠르게, 사람들이 가려워 하는 곳을 잡아서 대책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특별하진 않지요. 누구나 생각하고 입에 담을 순 있지만 문젠 실현 가능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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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론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은 날 선 단호함이고 추상같은 결단입니다. 기성 정치인들엑게선 볼 수 없는 신선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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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넌 아직도 마구마구 지지하느냐. 나이가 들어서인지 몰라도 다들 열광하는 그런 덕목들이.. 너무나도 시류 영합적이고 대중적이라 내심 불안하게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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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바꿔 시류 영합과 대중성/포퓰리즘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물 밖 정치인을 들자면 단연 트럼프와 두테르테입니다. 우리 입장엔선 오바마보단 트럼프가 낫지만 지도력을 두고 본다면 영 아닙니다. 두테르테는 더하죠. 워낙 철권 통치가 가능한 그쪽 사정인진 몰라도 내외부로 무수한 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사람이 이끄는 땅은 개판 오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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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명한 전략은 적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임전하면 필승이고. 그러나 후자는 너무나 많은 피를 요구하죠. 최악은 임전하여 승도 패도 없는 지루한 장기전으로 끌고 나가는 지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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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가장 큰 단점이 작용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그에 대한 지지는 여야에 신물난 중도층의 지지로 밖에 비치지 않습니다. 나라가 어디 혼자 힘으로 굴러 가나요? 이래저래, 여기저기, 이놈저놈 다 안고 가야합니다. 올곧은 말과 행동으로 험로를 뚫었다곤 하나 그가 뜻을 펼칠 여건이 조성되려면 아직 몇년의 세월이 흘러야 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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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을 빗대면 과할까요? 그 역시 청문회 스타라는 각광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열렬한 지지자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궁정의 동력이 되어야 할 우군, 정치권과 정부, 법조계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뜻은 사후에서도 한참이나 지난, 요즘 실현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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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의 죽음이 거름이 되었고, 꼬마 민주당이 저리도 무섭게 자라 대통령을 받쳐주니 공무원과 사법이 동조하지 않아도, 삐걱거리며 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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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재명씨는 2020년의 노무현으로 여겨집니다. 지지기반도 없는 독불장군입니다. 남은 2년 안에 그가 민주당 안에 터전을 잡을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봐야 할 겁니다. 즉 그의 올곧은 말과 행동은 이미 기성 세대, 구세력이 되어버린 민주당 핵심들에도 불편함일 수 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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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그가 이번 법적인 처벌의 위기에서 벗어난다면 수도 서울의 수장 자리에 도전했으면 합니다. 더 검증 받고 지지기반을 탄단하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목소리 큰 지지자들의 말만 믿고 대권에 받았다가는 큰 시련에 직면하지 않을까요? 무슨 소리냐. 이재명씨는 대권 도전에서 필승하지만 집권 내내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마냥 시끄러울 것이고 기대치만큼의 업적도 이루지 못하리란 뜻입니다. 리틀 노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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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째는 코로나에 의하여 붕괴되는 기독교 세력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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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불교나 천주교처럼 종단이란 존재가 없기때문에 전체적인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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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에 비유하자면 구파일방처럼 독자적인 무공 체계와 이념을 갖고 있으되, 정의의 구현이란 대명제는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겐 정의의 구현이란 바로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마치 사마외도는 무조건 척살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정도 무림인들처럼 말입닏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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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이명박씨는 이 나라를 하느님에게 바친다고 했나요? 서울시를 바친다고 했던가, 하여튼. 그러나 먹물 좀 집어넣은 자라면 그다지 깊지 않은, 어쩌면 깃털처럼 가벼운 철학적 무게 정돈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만 어찌 된 영문인지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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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원인을 통제 없는, 무작위적인 침투와 세력확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하게 추구하는 이념 아래 모인 집단이나 세력들은 외부 저항력이 우리의 상상 이상입니다. 즉 '하느님의 나라'라는 기치 아래 수많은 문파들이 형성되고 그 와중에 일반인들은 범접할 수 있는 일종의 무림이 형성된 거죠. 무협지에서도 관부는 무림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며 일반인들은 존재조차도 모른다는 설정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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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이상한 비유지만 여하튼 그들은 단일 가치 아래 제각각의 해석으로 강력한 소집단을 형성했으며 우리 고유의 기복 신앙을 차용하여 세를 확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속하는 순간, 취할 것이 많아지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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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제 없는 확장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거센 도전에 직면하면서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오늘 자 신문에도 나왔지만 정부의 지시를 누구보다 엄하게 준수해야 할 공무원들이 성경 공부, 예배에 참헉해서 바이러스 전파자가 되고 있고 극성스러운 일부는 혹은 비교적 큰 집단 내에서도 코로나 사태를 정부의 방역 실패로 돌리며 원한을 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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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이들은 급격하게 세를 잃어 가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하여 이들 집단에 속한 자들 상당 수가 때아닌 핍박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종교를 믿지 않는 사장이라면, 현 상황 하에서 신입 채용 시 종교를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요즘도 지원서 난엔 종교를 묻고 있지요? 과연 기독교를 믿는다고 당당하게 적을 수 있을까요? 사장 입장에선 회사가 어찌 되건, 사회가 어찌 되건 성경공부는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해야겠다는 후보자를 선발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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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인 예지만 이를 확장해서 상상해보면, 사고의 대전환하지 않는 한, 다시 말해서 국가와 사회를 종교에 우선하는, 이들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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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정신 차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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