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닝기리 조뚜...........................

운산티앤씨 2018. 5. 12. 20:11


El Condor Pasa (Original) - YMA SUMAC (1971)


머 하다가 반백년을 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두 2세기에 걸쳐 살고 있으면서 제3공화국부터 현재 정부까지, 대통령만 몇 명 봤냐....

아, 정말 근현대 격동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살아온 지난 세월은 돌아보니 실로 까마득하고 이젠 나도 저녁놀 보며 내일도 해가 뜰까 하는 나이에 이르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릅니다, 그려...

아침나절 그동안 별러왔던 스텐토리안 보륨 조절기를 고쳐 볼 양으로 판을 벌였는데 이런...

드라이버가 안 보입니다. 분명히 좀 전에 챙겼는데, 20평 가게 안을 아무리 뒤져도 나와야 말이지. 그냥 다른 걸 쓰면 되는데 오늘따라 그 드라이버가 꼭 필요하단 어거지 같은 예감이 팍....

결국 찾긴 찾았는데 책상 위에 있네요. 왜 못 보았을까? 드라이버를 집어 드는 순간, 갑자기 안경 생각이 나네요. 어디 뒀더라. 쓰고 있었는데. 20분 정도 뒤졌나 봅니다. 흠... 여기 있네요. 윗도리 호주머니.

시작을 하려는데 보니 스피커의 + -, 트랜스에 + -, 그리고 볼륨 조절기에 선이 2개. 어제 자를 때 분명히 기억해 뒀는데 이게 저거랑 연결인가, 아니면 저게 요거랑 연결인가?

그렇다면 조합은 2 x 2 x 2 인 8이 맞나. 그럼 해 보자.  하여 선을 연결했는데 어떤 땐 앰프 잡아먹다 어떤 땐 소린 나지만 보륨이 먹질 않고.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라. 출근 9시 30분이었는데 이게 뭔가 싶어 옆으로 치워두고 이번엔 미국에서 막 도착한 라지오를 꺼내는데 내부가 박살 났네요.

이걸 어쩌지? 수리점에 맡겨 아니면 내가 해. 그 고민을 10여 분 이상을 하다 보니 어느덧 시계는 12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시작하는데 꺼낼 때마다 쪼가리가 나오고. 여기 붙이면 저기 떨어지고.

아놔 드라이브는 또 어딜간겨? 드라이버 찾으니 안경 없고, 안경 찾으니 본드 없고.....

니미.... 마눌님께서 식사 갖고 오셔서 밥 먹고 나니 2시가 넘어가네요. 담배 손님, 오됴 손님 치르고 나니 5시 가까워지고.

겨우 맞춰서 지금 앉았습니다.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직업이 있는 이유는 개나 소나 만물쟁이도 아니고 올 라운드 플레이어도 아니어서 일 테지요. 차라리 아침부터 다 제기고 내 할 일 했다면 하루가 이리도 허망하게 가진 않았을 텐데.

그리고 대그빡을 아무리 굴려도 급전직하하는 기억력을 되살릴 방법이 없는지라.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사람 얼굴은 기억하는데요, 머잖아 어제 본 당신에게

'우리 어디서 만났던가요?'

그래서 제목이 닝기리 조뚜 입니다....


P.S
암뿌 -> 앰프
도라이버 -> 드라이버
나사 -> 내지마시
뽄드 - > 본드
...

전엔 웃었던 발음이 내 입에서 나옵니다. 분명 버러를 바른 듯 매끄럽던 내 발음이 왜 이리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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