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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 내가 하는 말이 상당히 정돈이 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갑자기 나이가 들어 감퇴한 기억력의 영역을 논리로 채워져서? 아니다. 내가 하고픈 말을 먼저 글로 적어 보기 때문이다.
말은 내뱉으면 그만이지만, 블로그는 불리하면 지우거나 수정하면 된다. ㅋ
느닷없고 전격적인 남북 간 대화의 장은 이 나라에 새로운 프레임을 시방 만들어가고 있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일제의 앞잡이 출신들이 바통을 넘겨주고 대를 이어가며 갈아입은 옷은 다름 아닌 대치국면에서의 반공이었다. 하지만 이젠 서로를 인정하고 전쟁 없이 살자고 합의했다. 믿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도 일견 타당성은 있을진 몰라도 어차피 국가 대 국가로 만나 합의했다.
여기 가장 중요한 건 현 정부가 더 이상 북을 적으로 대하지 않는, 하나의 국가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이건 그동안 우리를 못살게 갈구던 반공 프레임이 완전히 걷혀지면서, 앞으로 이 사회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가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아차피 이젠 반공이 국시 일 수는 없다. 북은 동반자이지 적이 아니다. 그렇다면 주적은 누구인가? 주적의 정의에 따라 국방이 바뀌고 국가 보안에 관련된 법도 다 바뀌어야 한다.
한편에선 벌써 땅문서부터 꺼내놓고 언제 내 앞으로 등기 이전되려나 하는데 한심하기 짝이 없다. 통일이 아니라 협력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자는데 도대체 이따위 기사를 왜 꺼내놓고 망발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학교 교육도 다 바꿔야겠지. 남침은 기정사실이되 이젠 그 모든 상처를 덮고 같이 공생하자는 생각이 주입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프레임과 이념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우린 여전히 경계는 해야 한다. 왜 갑자기 저럴까? 굳이 핵을 가지고 불장난하며 굶어죽기보단 차선을 선택한 걸까? 정말 뜬금없긴 하다. 내가 보기엔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지 않나 싶다.
사실 미국 입장에선 북이 핵을 이미 개발했다손 치더라도 언제든지 선제타격하여 괴멸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북이든 미국이든 전부 뻥카에 지나지 않음을 우린 잘 알고 있었다.
미국이 사드를 들고 왔을 때 목표는 북한이 아닌 중국이었다. 앞마당에 망원경을 설치한 꼴인데 그 목적이 무엇인가. 대륙은 해양으로, 해양은 대륙으로 진출하려 했고 우린 그 틈바구니에서 희생만 당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나날이 강해지는 중국은 그 야심을 태평양으로 뻗으려 했고 이미 상당수 원하는 대로 지배력을 강화했다.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야금야금.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며 늘 적자라고 엄살 피우는 미국을 보자. 과연 적자인가? 원 없이 달러 찍고 안 끼는 분쟁 없이 모조리 참견해선 무기 팔며 자신들의 국방을 통한 일자리 창출해 왔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억지를 부려서라도 정권을 교체하고 빨대 꽂아 자원을 갈취해왔다.
중국이, 러시아가 커지면 이런 파이가 줄어드는 것이고 그건 자연스러운 제국의 축소로 이어진다. 그래서 동해에, 서해에 항공모함 띄우고 잠수함 깔고 틈만 나면 북한을 치겠다 한 게다. 중국은 북한과 혈맹관계라 개전 상황으로 이어지면 자동으로 개입해야 하니 이는 극동발 3차 세계 대전이다. 그러나 아직은 중국이나 러시아나 같은 편을 먹어도 일본을 앞세운 미국에겐 게임이 되지 않는다.
503 이 물러나기 전까진 미국이 월등하게 유리했다. 우리 군사력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땅을 내줬다는 점에서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죽으면서 시종 노릇하던 정권이 바뀐 게다.
똥줄은 그때부터 타들어 간 게다. 보아하니 새로운 등장한 이는 호락호락하지 않을뿐더러 친중 성향까지 띠고 있으메. 허나 그가 과연 친중일까? 그건 절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여기도 손 벌리고 저기도 손 벌리되 싸움할 놈끼리 놀으란 논리다.
중국도 난처 히다. 미국이 저 난리인데 그대로 두자니 체면도 서질 않고 일본은 그 틈을 타서 재무장하려 한다. 일본이 재무장하게 되면 상황은 끝이다. 붙어 볼 짬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뻔하지 않은가?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게 하고 남한이 북을 인정하며 화해 공존한다면? 문 모 씨 말대로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이 현격하게 줄어든다. 북한의 무장해제는 일본에게도 빌미를 주지 않는다.
북한 입장에선? 이미 핵은 완성되었다고 했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핵은 누구처럼 이빨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터뜨려 보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다르게 만들어 보고. 많은 부분이 알려진 핵이지만 정작 중요한 기술들은 아직도 미궁 속이다. 개발자 외엔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단 완성했다면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된다.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제조가 가능하니까. 북한은 미사일 기술뿐만 아니라 수소폭탄도 실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 과연 그것이 사실이라면?
북이 저렇게 호탕하게 손을 내미는 건 이젠 니들은 내 상대가 아니니 당장 급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이다. 즉 중국은 그 단계까지 오기만을 기다렸고 때가 되자 둘이 밀담해서 오늘을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우린? 손해 볼 일 없는 장사다. 사실 얼마나 골치 아팠나. 툭하면 뒤로 돈 빼서 주고 싸대기 맞고. 이젠 떳떳하게 남는 노동력과 자원을 이용해서 장사를 할 수 있다. 원가도 낮아지고 기업도 새로 생기고. 대치국면이 우리가 원해서 만들어 진 건 아니었으니, 우린 빠지고 니들끼리 대가리 터지게 해봐라.
느닷없이 미국이 대만에 군사력을 주둔하겠다고 함도 다 이유가 있음 이니. 여기선 이제 볼짱 다 봤으니 노벨평화상이나 챙기고, 나가라고 하지 않으니 주한미군은 그대로 두어야 이 땅에 실낱같은 빨대를 유지할 수 있겠다. 호탕하게 웃는 또람프의 얼굴 뒤엔 오만상 다 찌그러진 엉클 샘이 분명히 있으렷다? 그러게 왜 머리 좋은 참모들을 다 내쫓고 혼자 엠병을 하냐 이 말이다.
그러나 정작 새가 된 건 일본이다. 이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재무장하자니 명분도 없고 독도가 내 땅이라고 주장하자니 남북이, 특히 핵능력을 가진 북한이 두려운 게다. 아무리 군사력을 단박에 3위로 갖출 수 있으면 뭐 하나? 그 전에 핵폭탄 수십 발이면 열도가 침몰할 텐데. 그건 절대 막을 수 없다.
이런 지정학적, 정치적인 관계에 대한 나름의 이해와 그림은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기업인들이 이런 눈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았다면 개성 공단이나 중국에서의 개피는 당하지 않았을 터.
그런 점에선 얼마나 한심한가? 오로지 즉시 전력감이 될 경력이나 서로 빼가고 인문학 출신들에겐 인색하기 짝이 없는 기업들. 다가오는 제4차 산업 혁명에선 엔지니어보다 경영, 경제보다 인문학 출신들이 더 빛을 보리라 난 예상한다.
난 니가 이런 그림들을 조금씩 머리와 가슴속에서 그리고 있었으면 한다. 공부하란 뜻이 아니다. 나가 놀아라. 놀되 친구들과 이런 논제를 가지고 다툼도 벌여보고, 인터넷에서 정보도 얻어 세상이 바뀌어 가는 모습도 지켜보고.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삶은 바로 이런 지적인 욕구의 발산과 충족에서부터 시작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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