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시험에 대해 생각해 보다...

운산티앤씨 2019. 2. 11. 13:54



사진은 EL 34. 중국 오더 메이드 제품입니다. 얼마 전 이때문에 화가 좀 많이 났었는데 이걸 30만 원 정도면 구입 가능하다는 댓글 때문이죠. 처음엔 무쟈게 당황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장착된 진공관이 다릅니다. 이 제품의 관들은 중국 제품 중 고급으로 인정받는 푸스반느의 것들입니다. 그리고 그 짝퉁은 정체 모를 잡관들이고.

아시다시피 진공관 앰프 가격은 절반은 진공관 값이죠. 개허접 관 끼운 제품과 모양이 비슷하다고 동급으로 치다뇨? 참으로 시발스러운 케이스입니다. 이 시발노무 새키야. 앞으로 그딴 댓글 달면 손모가지를 분질러 버릴테다.

그리고 내부나 제작 공정도 가치 평가의 또다른 기준이 됩니다. 개가 만든 거랑 사람이 만든 거랑 같은가요? 납땜도 기술입니다. 이 개씨앙 너므 새키야.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은 사후 서비스. 그런 듣보잡 사서 고장 났을 때 어떻게 하실건가요? 참고로 내가 판매한 제품 중 일부 고장이나 운송 중 파손이 있었지만 100% 사후 서비스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같이 의뢰되었던 다른 회사 제품들은 전부 수리 불가. 그래서 앞으론 내가 판매하지 않은 중국제품은 수리 의뢰 받지 않음을 밝히니 니가 알아서 고쳐라.

시험 (試驗): 실험할 시, 실험할 험? 이게 뭔 뜻 풀이야. ㅎㅎ 어떤 조건에 맞는지를 살펴 본다는 의미입니다.

영어로는 Test or Examination. 한편 시험의 결과는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뉘죠. 합격은 어떤 자격에 합치한다, 즉 사전에 결정된 조건들에 일치하거나 그 이상으로 좋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는 시험은 물리적 성질의 합부 판정에 사용되는 테스트보단 검증한다는 의미가 있는 이그제미네이션이 더 맞지 않을까. 그리고 등수의 의미도 이해가 되시죠? 요구되는 자격 이상의 군들 중 순서를 정하는 겁니다. 그러니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에요. 꼴찌도 사람입니다. 맞긴 맞는데 동등하다곤 하덜 말어라.

아들이 오늘 운전 면허에서 또 떨어졌다고 짜증을 왕 부립니다. 아마 그 속엔 이걸 왜 내가 해야 하느냐, 하필이면 지금이냐는 푸념& 원망/분노, 그리고 시험에 떨어져 본 적이 없는 그눔 입장에선 뼈골 쑤시는, 추락이 주는 충격파가 복합된 감정이 들었을테죠?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또 한 가지. 왜 시험에 붙었다, 떨어졌다로 표현할까요? 간단하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충격과 더불어 상처가 생기죠. 그러니까 시험에 떨어지면 마음이 추락하며 마음의 상처가 생기는 것이죠. 왜 난 안되지, 왜 내가 떨어졌을까. 부당하다. 억울하다. 그간 고생한 보람이 물거품이 되니 허망하다 등등.

일각에선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에 합격하고 그런 무능한 자들이 권세를 누리니, 이 세상이 다 그러할 것이란 합리적 의심을 품을만도 하지만, 항상 명심해야 할 점은 그런 행태가 만연이 되진 않았다는 것이죠. 기사화가 될 정도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실 겁니다. 긍께로 일반화의 오류란 것이여.

다시 돌아가서...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 함은 어떤 자리나 지위가 요구하는 조건. 즉 스펙에 미치지 못함을 자인하는 것이고 그건 시험 자체의 부당함을 논하기 전에 자신의 자질 부족과 노력 부족을 탓해야 할 겁니다. 노오~~력 부족. (나, 아자씨)

우린 태어나면서 부터 이런 시험이란 지뢰가 곳곳에 널려 있는 프레임 들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지금은 무상 교육이 중학교까지라 이때까진 애들에겐 불합격이 주는 충격은 거의 느껴볼 기회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도 이젠 합격이니 하는 의미도 없었다가... 특목고 때문에 부활했지요. ㅋ

뜬금 없지만 왕따 문제도 생각해 봅시다. 왜 왕따였을까? 주변 애들이 나쁜 새끼들이라서? 갸들 보무들이 내가지라서? 상사가 혹은 동료, 부하들이 개좆같아서? 모함이라서? 아니면 어른들이 방관해서? 사회가 병이 들어서? 개별 케이스마다 사연도 많고, 또 어떤 경우는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지만 내가 살며 본 왕따의 문제는 결국 본인 자격의 합부였습니다.

즉 자신이 다른 형태의 무리로 합류하고자 할 때, 즉 프레임을 바꿀 때 그 프레임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내가 갖추었거나 혹은 갖출 수 있다고 장담하고 또 실제 그러했다면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예외 없이 왕따였습니다. 사실 이 왕따는 일본의 이지메, 이유 없는 괴롭힘에서 연유를 했지만 요즘은 구분 없이 소외되는 모든 이를 통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이건 명백한 적용상, 그리고 해석상 오류입니다.

나의 썰은 이유 없는 괴롭힘, 이지메에 의한 왕따가 아닙니다. 그건 여기서 논할 바가 아니며 법적,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야 할 사안이죠. 나의 핵심은 자격 여부를 갖추지 못한 이의 무리한 진입에 따른 부작용, 그러니까 동물의 세계에선 도태의 의미에서의 왕따인 겁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우린 우리를 비롯하여 자라나는 혹은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아살발한 약육상식, 적자생존, 정글의 법칙을 알려 주려 하지 않습니다. 태어나서 사회에 입문이라할 수 있는 대학까지 우린 온실 안의 화초처럼 주인이 골고루 물과 비료를 주어야 한다는 환상에 젖어 살죠. 그러다가 느닷없이 대학이란 관문에서 좌절하고 취직이란 두번 째 관문에서 무너집니다. 일부 맹한 것들은 사랑이란 저질 화학식에도 자빠지더라만은.

언즉, 그런 충격파를 나면서 부터 점진적으로 겪게 했다면, 지금의 불합격들이 주는 추락의 아픔 정돈 쉽게 극복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겠지만 충격에 대해선 설명도 없고 무작정 한 가지 길로만 가라고 하니 많은 젊은이들이 갈 곳 몰라 방황하고 분노하며 죄절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눼!

대단히 쪽팔리지만 난 운전 면허 실기 시험에서 6번 떨어졌습니다. 7개월 걸렸지요. 시험이 있는 날엔 놀지도 못하고 내 차례가 될 때까지 반나절을 지루하게 마음 졸이며 기다렸고, 그리고 그전엔 그 먼 길을 버스를 갈아타는 수고까지 들였지만, 결국 낙방을 거듭했지요. 시발.

처음엔 헛웃음이, 두번째는 분노와 함께 포기가, 세번 째는 오기와 극강의 좌절감이, 네번째부터는 니가 죽나 내가 죽나 해보자. 5번 째엔 설움과 쪽팔림이, 6번 째에선 길가의 스뎅 (스테인리스의 갱상도 사투리) 쓰스레기통이 박살이 났죠. 북구 구청 직원 여러분, 23년 전 일을 깊이 사죄 드립니다.

그리고 7번 째에서 합격하고 난 후, 만신창이 걸레가 된 내 수험표를 보니 서글픔과 허무가 밀려 오더군요. 마치 훈련소 출소 후, 첫 딸따리 후의 기분이랄까? ㅋㅋ

하지만 그 지랄같은 경험 덕에 한번도 사고를 내지 않았고 또 그걸로 가족을 먹여 살린 기간도 2년은 됩니다.

난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에게 합격이 주는 환희와 불합격이 주는 추락의 공포를 조금씩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해서 아들눔에게 이리 말해주었습니다.

떨어져 보니 어때? 세상 만만하지 않지? 그거 지금 당장 쓸모 없어 보이지? 그러나 니가 학교 다닐 때 운전을 못해 당할 설움을 생각해봐. 그러니 힘들더라도 다시 해. 마눌께선 옆에서 이런 지방 방송을 들려 주시네요?

'꼬시나?' <- 이런 쳐죽일...

재등록 비용이 6만원이라던데 10번 떨어져 봐야 60만 원. 크다면 큰 돈이겠지만 좋은 경험을 돈 주고 사서 아들에게 선물한다는 셈치려고요.

합격, 불합격이 시험만일까요?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기 위해선 그런 여자가 요구하는 자격 요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난 과연 그런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하죠. 개조또 아닌 새끼가 사랑 타령만 씨부리며 아무데나 자리 깔고 앉으려 하니 불상사가 생기는 법이죠. 혹은 여자들이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만 대단한 하이 리스크 엔드 하이 리턴 투자법입니다. 개나 소나 평강공주고 게나 고둥이나 온달일 수는 없으니 애즈녁에 꿈 깨쇼.

하여 난 도대체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든지, 용자가 미인을 얻는다든지 하는 뻘소리가 왜 아직도 횡행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사랑하지 않겠다는 상대에게 들이밀죠? 왜 상대가 자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자격을 인정하라고 강짜를 부립니까? 이런 인간들은 정신병원 부터 가야 합니다.

여하튼 결론은 이 세상은 자격 시험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프레임이다. 받아 들여라.

자격 없어 돌림빵 당하는 걸 억울한 왕따로 포장질하지 마라. 받아 들여라.

이거이가 본 글의 결론입니다.

https://youtu.be/RA_LdzGfy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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