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쯤 되었네요. 구매대행 의뢰를 받은 지가.
오래 전 진공관 라디오 소리를 듣고 싶다는 냥반의 의뢰를 받고 존나리 뒤져 제일 깨끗한 걸로 골랐습죠. 혹시라도 마음 다치실까봐. 하여간 대륙간 탄도탄처럼 넘나들며 찾았습니다. 여서 혹시 라디오 하나 사려고 오대양 육대주 뒤져 본 사람 있음 나와 보쇼.
그러나 하필이면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연초 우리네 휴가까지 겹쳐 예상보다 늦게 들어온데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보내야 탈이 없겠다 싶어 직접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전화를 열번 정도 받았나? 늦은 탓도 있지만 솔직히 돌겠더만요. 여하튼 받고 보니 배송 충격으로 귀퉁이가 살짝 갈라졌습니다. 어지간하면 그냥 보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어 땜빵하고 아보카도로 도색해선 새것처럼 만들어 테스트를 하는데 수신이 좀 약한 거라.
자칫 말썽나겠네 싶어 양해를 구하고 수리점 보내서 올 점검했지요. 그러다 보니 한달이 걸린 겁니다. 그 전엔 내 돈으로 택배비 내가며 빠떼리 사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원이나 깍아 보냈습죠. 만원이 돈이냐고? 6만 원 짜릴 1만원 깍으면 많이 깍은 거지.
그런데 지난 주 난데 없이...
'이거 소리가 와 이렇노? 앵앵거리고 무슨 소린지 못알아 듣겠습니다.'
'안테나 들어 있을텐데요? 제대로 붙어 있는지 보셨나요?'
'..................'
'여전히 소리가 앵앵거리고 몬 알아 듣겠습니다.'
'그거 외부 안테나 달아서 방송 잘 나오는 방향을 향하게 한 뒤 청취하셔야 하고 그래도 안되면 연장선도 쓰셔야 합니다. 창문 밖으로도 내보고. 다른 방에선 어떻든가요?'
'친구 집에서 들었던 소리하고 딴판이네? 그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는 크고 맑고...'
'잠깐만요. 징공관 라디오 소릴 듣고 싶다고 하셨는데 난데없이 앰프는 뭔가요?'
'와 진공관 앰프 있다 아이요? 진공관 여러 개 박혀있고.'
'이건 라디오에요. 그것도 스피커도 하나만 나오는. 유닛 사이즈가 끽해야 10센티 정도인데 어떻게 그런 대형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납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방송 잡느라 이 방 저 방 다니고 그 짓을 우예 하노?'
'그런 뜻이 아니라 잘 잡히는 쪽으로 안테나 연장선을 쓰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점점 부글부글 끓어 오르더군요. 같은 내용만 반복되고.
'그래서 저보고 어떻게 해달란 말씀이인가요?'
'환불해 주소.'
'사장님, 그거 구매대행입니다. 피차 확인하고 한 일인데다 굳이 내 돈 들여 점검까지 받아 보낸 겁니다. 환불이라뇨?'
'누가 수리해 달라 켔능교? 문제가 있는 거였네. 그런 걸 보내믄 우짜노? 소리가 이래 갖곤 못쓰는 기라. 환물해 주소.'
아놔.. 씨발, 욕이 목젓까지 올라 옵디다. 꾹 참고 그것때문에 쓴 내돈이며 시간 등등 찬찬히 설명하려는데 말이 통해야지. 결국 전화 확 끊어 버리고 알아서 하라고 하니 계속 전화에 문자. 흐미...
결국 내 비용 들어간 만큼 빼고 돌려 달라고 했더니 이번엔...
'라디오가 잘못되서 들어간 돈을 와 나보고 물어내라 카능교?'
그럼 씨발, 난 대가리 총 맞아서 한달 내내 시달리며 질알했는데 니는 니 꼴리는대로 안되면 야마리 까지게 돈 전부 다 돌려받고? 개좇같은 판매자 새끼. 해외 반출 안한다는 걸 며칠 걸려 꼬셔 가져왔더만 뭐가 어째? 영어로 외국놈 꼬셔봤어요? 니기미.
오늘 물건이 왔길래 안테나 걸고 테스트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긴 수신율 좇같습니다. 난다 긴다하는 고성능 튜너도 벙어리되기 일쑤인데. 그제 소개한 안테나도 아니고 포터 안테나입니다. 이게 문제 있어 보입니까?
나원 살다살다.. 니미 시발 이젠 사람 봐가며 구대를 하든가 해야지. 어휴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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