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허벌나게 뛰어 봤자...

운산티앤씨 2018. 2. 2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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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녀유혼 OST 장국영 메인 테마 음악 (1987)


오늘은 친구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한 친구는 사회에서 만났고 다른 하난 대학 동창이다. 둘 다 이 블로그를 보는진 모르겠다만, 나쁜 소릴 하는 것두 아니고 그녀석들이 독자들이 누군지 알리 없으니. 내가 뭐라 처씨부리던. 또 보면 어쩔건데?

하난 사별이고 하난 이혼이고. 둘의 공통점은 무지하게 외롭다는데, 거참 뭐가 외로운지. 심지어는 아플 때나 죽을 때 아무도 없는게 두렵다나. 내가 듣기엔 호강에 받쳐 요강에 똥 싸는 소리 같기만 하다.

올 땐 불알이라도 차고 왔지만 갈 땐 그 불알도 놔두고 가야 하는게 인생인데, 꼴까닥할 때 누군가 옆에 있으면 덜 아플거나, 아니면 덜 무서울 거나.

어젠 이혼한 친구가 가게에 왔는데 대뜸 하는 소리가 결혼을 코 앞에 둔 딸과의 다툼에 대한 하소연이다. 양자의 변을 다 들어보지 못한 나로썬 귀책 사유가 분명 본인에게 있지 않음으로 알고 있겠거니 하겠지만, 기실 말하자면 꼴도 보기 싫으니 재산 다 가지고 애들 잘 키우라고 뛰쳐나온 친구도 잘못이 없다할 순 없겠다. 아니 반 이상이라 하겠다. 그눔 입장에선 팔짝 뛸 논리겠지만, 이미 아이들 인생에서 이미 퇴장한 이는 이미 입에 백개라 할지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게다. 즉 이를 두고 바로 똥 뀐 놈이 성내는 꼴이란 뜻이다.

왜냐? 자식 키우는게 장난인가? 아무리 돈을 던져줬어도 애비의 자리에서 애비 할 바가 있는 법이고 아무리 잘못을 했다손 치더라도, 이 험한 세상에 여자 홀로 두고 나 몰라 했던 남자를 어느 누가, 또 아무리 잘못했다 한들, 곱게 보겠나. 아마 몰라도 처음엔 미안했겠지만 전쟁같은 일상에 치이다 보면 그 미안함은 분노로 바뀌고 당연히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를 찾기 마련.

애들 역시 애비의 부재로 인한 불편함만 힘들 뿐 사단이 어떻게 났는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억 저편에 파묻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에미가 적절한 면죄부를 찾아 애들에게 주입했다면 게임 오버인데, 이 미련한 친구는 비록 따로 살아도 빠짐없이  생활비 주고 용돈 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따위라고 분기탱천하니 보기 딱할 밖에.

급기야 감정대립이 극에 치달은 상태에서 혼사 문제가 나오니 친구 빼곤 시댁 식구들은 얼씬도 말라는 전처의 싸늘함도 서러운데 딸년까지 가세해서 아무도 오지 말라고 하니 참... 개둋까튼 경우 중에 이런 건 드물게다.

다행히 공부를 잘한 딸은 좋은 일자리도 얻었고 사위도 잘난 놈 만났으니 늘그막에 그만한 자랑거리가 어디 있으랴. 여기저기 오라고 했는데 난데없는 뒤통수 때리기에에 눈앞이 어리하지만, 그나마 피붙이라도 참석시키고자 했는데 이마져 딸년 블로킹에 막히니 화가 단단히 나도 무리가 아니렷다? 하여 나에게 토설하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데...

내가 화가 나는 건 딸년의 처신이나 무관심한 사위 개자식의 태도도 아니요, 모든 원인의 제공자인 전처도 아니었다. 난 다만 사태의 본질을 곡해하고 적절하게 처신하지 못해 이 지경까지 끌고 온 그 우직함에 분통이 터질 뿐이었다.

난 그에게 아예 가지 말라고 하든지, 원점으로 협상 테이블을 돌려 지 식구들도 참석하게 하든지 딸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만 나오라고. 이제 와서 뭔 얼어죽을 애비노릇이며 이젠 건강조차 좋지 않은 넌 재산이나 토닥토닥 모아, 갈 때 꽃길이나 만들라고 일렀건만 역시나 우이독경.

그래, 혼자 가서 개망신을 당해봐야 정신 차리겠지. 그리고 남은 재산 다뜯기고 갈 데 없어야 정신 차리겠거니.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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