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 그 입, 그리고 사타구니 사이 물건 잘못 놀려 한방에 훅 가는 이들이 연이어 나옵니다. 전에도 설파 (?) 했듯이 예로부터 남잔 세 끝만 조심해도 그나마, 그럭저럭 욕 듣지 않고, 그리고 저세상 갈 때 큰 후회 없는 법입니다.
요즘 세상이 예전에 비해 더 무서운 건 흔적이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취업을 눈앞에 둔 젊은 친구들까지 철없던 시절 갈겼던 일베성 멘트나 욕설을 지우고 난리 치지만 이미 뿌린 글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처럼 곳곳에 잠재해 있게 됩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만약 당신이 인터넷에서 놀다가 누군가가 기분 나쁜 소릴 했다고 칩시다. 그리고 그는 그런 글을 게시물로든, 그림으로든, 댓글로든 남길 겁니다. 화가 난 당신은 오냐 하는 생각으로 그걸 캡처해서 저장을 해 둡니다. 이곳에 머물고 있는 한, 형성된 아바타는 곧잘 바꿀 수 없습니다. 아무리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도 누군가 금방 알아채기 때문이죠.
아바타의 둔갑술은 여기선 통하지 않습니다. 그 냄새는 글에서 곧바로 풍겨 나오니 이는 마치 지문이나 홍채와도 같습니다. 하여 이내 본 모습을 드러내고 다시 흔적을 남기고. 한번 앙심 품은 자는 끝까지 따라다니며 그에 대한 모든 흔적을 저장하게 되지요.
그리고선 결정적인 순간에 빵... 사람들은 오래전, 과거사 하나하나의 전후 사정은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연대기처럼 펼쳐지는 한 인간의 악행을 보고 경악하며 무참하게 물어뜯는데만 열중할 뿐.
공인이라면 인터넷에서 놀지 않더라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누군가의 흥미거리이고 감시 대상입니다. 그리고 정적에겐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만들어 주는 자양분이기도 하고.
여기에 여자라는 존재까지 개입하면 더더욱 헤어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됩니다. 다들 자기 사타구니에 대해선 한없이 너그럽지만, 남의 베갯머리 송사엔 수신 제가 치국평천하까지 들먹이며 이중 잣대를 서슴없이 갖다 댑니다.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록 설화이긴 하지만 호동에게 빠진 낙랑은 자명고를 찢어 조국을 멸망하게 합니다. 극단적인 가요? 사랑에 배신을 당하고 한을 품은 여잔, 남자의 앞길에 자폭도 서슴지 않습니다. 첩 관리를 잘한다니요? 여잔 이인자 자리에 절대 만족하지 않습니다. 처첩이 공인된 시대에도 과감하게 목숨 걸고 정실과 일전을 불사하던 맹수들이었습니다.
예전 다니던 회사의 전무 한 양반은 그야말로 실세 중의 실세. 후계자인 부회장 절친의 동생이니 어지간히 말썽을 부려도 끄떡없었습니다. 하지만 룸살롱에서 여자 하나 잘못 건드려 시쳇말로 한방에 개꾸락지가 되더군요.
아무리 홍등가 야화라도 순정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정은, 독가시 품은 장미나 마찬가지거늘, 단 몇 분간의 쾌락을 위해 남자들은 무책임한 멘트를 날리지요.
사랑한다에서 시작된 단순한 육체의 도적질은, 숨어 피는 담배 이상으로 묘한 중독성이 있어 결단도 없이 질질 끌고 가려 하지요.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거짓말도 피노키오의 코처럼 자라나고. 결국엔 자신과의 결혼까지 약속했나 봅니다. 하지만 남잔 조만간 데드 록에 걸리기 되어 있습니다. 정실을 버리자니 자식도 무섭고 세간의 눈도 무섭고, 또 그로 인한 결과도 예측되지 않는 데다 자칫 모든 걸 보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그래, 차라리 개뻥이라고 하고 버리자. 그깟 화류계 노화쯤이야.
하루가 멀다 하고 회사로 찾아와선 책상 엎고, 개판을 만들더군요. 아무리 부회장이라도 덮어 주는덴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쓸쓸하게 계열사로 좌천되더군요.
나도 때론 두렵습니다. 이미 저녁노을 보면 못다 치운 낟가리 들고 허둥대는 촌로지만, 그래도 혹시 압니까? 어디 명함이라도 내밀지. 그때 누군가 당신 전에 이따위 글 쓰지 않았냐, 낫살이나 먹고 뭐 하는 짓이냐고 면박을 준다면 난 아마 그 자리에 더 버티지 못하고 도망갈 겁니다.
자... 한방에 블루스는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잔주먹에 그로기 상태에 이르렀으니, 가벼운 터치에도 자빠집니다. 그야말로 살얼음 판위의 인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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